오늘 저녁 팽이버섯전 개좆망
주말이라 식사당번...
저녁 반찬이라고 열심히 뚝딱뚝딱 만들어본 팽이버섯부침개...
각종야채 데코에 팽이버섯, 베이컨 고명까지 얹었그만..
아니 뭐 이렇게 찢어져서 개좆망이 아니라...
실컫 다 만들어서 식탁 차렸더니만....
"부침가루 어디 있는 거 썼어?"
"응 싱크대 밑에 있는 거..."
"그거 유통 기한 지난 건데?"
여기까진 기분이 안 상했다 그냥 아차 싶기만 했지...
아내가 한마디 덧붙인다.
"베이컨 냉동해놓은 거 유통 기한 지났다고 머라하더니..."
아침에 베이컨 유통기한 지났다고 얘긴 했지... 그렇다고 내가 못 먹는다했나?
그리고 유통기한 임박해서 냉동실에 넣으면 유통기한이 무한정 늘어나나?
유통업자들이 그런 짓 하면 구속감인걸...
대꾸하려다가 싸움될까 봐 꾸욱 삼켰던 얘기를 또 저녁에 내 실수 빌미 삼아 꺼내 든다.
...
조목조목 따지려다가 애도 앞에 있고 싸울까 봐 그냥 입 닫고 있는데, 또 유통기한 갖고 뭐라한다.
신경질이 나서
"안 해 안 해 안 한다고"
하며 짜증을 내버렸다.
아차 싶다.
미안해서라기보다는 짜증내면 그저 빌미만 제공하는 꼴인데... 아씨...
아내는 어김없이 그 빌미를 꼬투리 삼아 파고든다.
"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대화를 피하는 거야"
...
나도 그럴까 봐 요즘 너랑 대화 피하는 중 이거덩?
...
눈칫대가리 없이 쫑알 대는 딸아이에 괜히 또 승질을 내 버린다.
맛난 저녁 한 번 해서 먹이려다가 내 기분만 개좆망한 상태.
팽이버섯전 쯤 찢어지건 타건 뭔 상관이겠어...
내 맘이 찢어진다.


